도쿄는 지역마다 분위기와 맛집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특히 일본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은 집밥 같은 한식당부터 일본 현지 음식점까지 골고루 즐기는데, 각 구마다 단골로 가는 식당이 있다. 이 글에서는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 긴자, 하라주쿠에서 한국 학생들이 자주 찾는 식당들을 살펴본다.
시부야 – 한식이 그리울 때 찾는 ‘서울집’
시부야는 젊은 감각의 중심지지만, 골목을 조금만 들어가면 정겨운 한식당이 있다.
‘서울집’은 시부야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한식 전문점으로, 김치찌개, 불고기, 비빔밥 같은 메뉴가 인기다. 가격은 일본 물가를 고려하면 합리적이고, 양도 넉넉해서 유학생들에게 사랑받는다.
특히 점심 세트 메뉴는 1,000엔 안팎으로, 밑반찬 3~4가지가 기본 제공된다. 사장님이 한국 분이라 주문부터 대화까지 편하게 한국어로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시부야에서 공부하거나 알바를 하는 학생들이 퇴근 후 들러서 따뜻한 밥 한 끼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또, 혼밥 분위기가 부담스럽지 않아서 시험 기간에 간단히 밥만 먹고 가는 사람들도 자주 본다. 주말에는 일본인 손님도 많아 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가 느껴진다.
신주쿠 – 일본식 가성비 덮밥 ‘마루야마야’
신주쿠는 유흥과 상업의 중심지이지만, 학생들이 사랑하는 건 의외로 단순하고 저렴한 식당이다.
‘마루야마야’는 일본식 규동(소고기 덮밥) 전문점으로, 24시간 운영한다. 가격은 500~800엔 수준인데, 소고기와 양파를 간장 베이스 소스에 졸인 규동은 짭조름하고 달큰해서 중독성이 있다. 새벽까지 열려 있어 시험 공부 마치고 늦게 나와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양 조절이 가능해 대식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무료로 제공되는 장국과 단무지, 그리고 셀프 서비스의 차가운 보리차도 인기 요소다.
주인아저씨가 학생 할인 이벤트를 가끔 진행하는데, 교통카드 학생 인증만 해도 50엔을 깎아주는 소소한 혜택이 있다. 일본 현지 음식에 익숙해지고 싶은 한국 학생들이 첫 도전으로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케부쿠로 – 돈카츠 전문 ‘사부텐’
이케부쿠로는 대형 서점, 학원, PC방 등이 많아 한국 학생들의 생활 중심지다.
‘사부텐’은 바삭한 돈카츠를 전문으로 하는 체인점인데, 이케부쿠로점은 유난히 깔끔하고 친절하다. 대표 메뉴인 로스카츠 정식은 1,200엔 정도로, 바삭한 빵가루 튀김 속에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들어 있다. 무제한 제공되는 양배추 샐러드와 밥, 미소시루 덕분에 한 끼를 넉넉하게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시험 끝난 날이나 친구들과 약속 있을 때 종종 가는 곳이다. 이케부쿠로에서 학원 수업이 끝난 후 바로 가기 좋아 위치도 편리하다. 주방에서 직접 튀기는 소리가 들리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제공되는 참깨 소스와 절임 채소도 별미다. 한식은 아니지만, 기름기 많은 튀김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만족도가 높다.
긴자 – 럭셔리한 초밥 ‘스시진’
긴자는 고급 상점과 레스토랑이 모인 곳이라 학생들이 자주 가는 곳은 아니지만, 특별한 날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시진’은 미드레인지 가격대의 초밥집으로, 런치 세트는 2,000엔 안팎이다. 신선한 생선과 부드러운 샤리(초밥 밥)가 인상적이며, 셰프가 직접 앞에서 만들어 주는 오마카세 경험을 할 수 있다.
졸업 기념일, 생일, 친구 환송회 같은 날 찾는 경우가 많다. 긴자 특유의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하면, 일본에서 유학하는 경험이 한층 특별해진다. 한국 학생들끼리 돈을 모아 함께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단골은 아니더라도, 기억에 오래 남는 식당이다.
하라주쿠 – 디저트와 함께하는 ‘팬케이크 하우스’
하라주쿠는 패션과 디저트의 거리로 유명하다.
이곳에 있는 ‘팬케이크 하우스’는 일본식 수플레 팬케이크로 유명하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팬케이크 위에 생크림과 신선한 과일을 올려낸 메뉴는 달달한 디저트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인기다.
특히 주말 오후에 친구들과 쇼핑 후 들르는 코스로 자주 선택된다. 가격은 1,500엔 정도지만, 양이 넉넉하고 사진 찍기 좋아 SNS에 올리기 딱 좋다. 시험 스트레스를 달래거나 과제 마감 후 달콤한 보상을 주고 싶을 때 찾는 경우가 많다. 커피나 홍차와 함께 즐기면 오후 시간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
[결론]
도쿄의 각 구에는 한국 학생들의 생활 패턴과 취향에 맞춘 단골 식당들이 있다. 한식이 그리울 때, 가성비를 챙기고 싶을 때,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을 때, 혹은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고 싶을 때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 일본 유학 생활에서 이런 단골 가게들은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